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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8회 한중 학술교류토론회를 다녀와서
조회 8
첨부파일
회원이미지서순영
2012-08-19 17:41:33
       
「제8회 한중 학술 토론회를 다녀와서」
 
서순영(면목고)
 
  전국국어교사모임 정회원이 된 지 2년 남짓..., 국어 교사로 산 지 10년 쯤 되는 동안 내 ‘그냥(?) 회원’으로만 있다가 재작년이던가…,‘토론의 전사’ 연수 신청을 하면서 정회원이 되었죠. 대한민국에서 국어교사로 사는 것…, 만만치 않더군요. 교사가 되기 전 다른 직업을 가졌던 경험이 있던 터라 교사라는 새로운 직업으로 살아가기가 보람도 있었지만, 예상 밖으로 노동강도(?)가 세고,‘교과 전문성’외에 요구되는 자질(?)이 너무도 많아 수시로‘좌절’이란 놈이 얼굴을 내밀더군요. 더욱이 교사조직의 관료화가 생각보다 심하고, 무엇보다 매 해 바뀌는 학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가 어려워 지금도 직업적 방황(?)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3 담임을 3년째 해 오고 있는 올 해는 새 학교로의 전근을 앞둔 해이기도 해서 제 삶을 새롭게 열어낼 수 있는 어떤 돌파구가 필요했습니다. 그 때 날아온 한 통의 메일. 전국모 통일연구소에서 한중학술토론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찬찬히 살펴보니, 취지도 좋고, 무엇보다 8회째 학술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마음을 동하게 했습니다. 방과후학교 수업에, 진학상담에, 수시 생기부 온라인 제공 업무에(제 업무가 고3 NEIS)…, 전국모에 특별히 아는 사람도 없고, 부장님 얼굴도 떠오르고…, 게다가 170만원이나 되는 참가비라니…, 에휴…, 앓느니 죽자…, 그 돈으로 차라리 가족끼리 오붓하게 휴가라도 다녀오는 게 낫지…, 갈등이 저를 괴롭혔지만, 돌파구를 향한 열망이 너무도 컸기에 어렵싸리 갈등을 잠재 울 수 있었습니다. 저는 짐을 싸며 다짐했습니다. 아무런 기대도 하지 말자, 그냥 찬찬히 지켜보고 사람들로부터 배우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기에 했던 다짐은 학술제 기간 내내 소박한 기대감과 보람으로 채워졌습니다. ‘우리에게 한국어란 무엇일까?, 중국인이라 말하길 주저하지 않는 조선족 선생님들의 한국어 교육에 대한 열망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들은 왜 우리의 교수학습 방법을 배우기를 열망하는 것일까?, 대한민국의 국어 교사인 우리들이 지향해야 하는 교육적 자세는 과연 어떠해야 할까?, 보편어의 하나인 한국어가 나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일까?, 북한어와 남한어가 굳이 하나로 표준어화(문화어와)될 필요가 있을까?, 한국어를 모국어가 아닌 제1외국어로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도 우리의 교육 대상에 포함시켜야 되지 않을까?…,’ 저의 생각은 끝없이 이어졌고, 여러 선생님들의 열정적인 활동을 보면서 문득 나름의 해답이 떠오르기도 하였습니다.
  3박 4일의 학술제가 끝나고, 백두산 천지에 올라보니…, ‘한국말을 사용하는 사람들’보다 ‘중국말을 구사하고 있는 낯선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저는 왠지 슬펐습니다. 이 천지를…, 언제 우리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올라 온전히 볼 수 있을까요…,
  동북공정은 어마어마한 속도와 강도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백두산을 이용하여 떼돈을 벌기로 작정한 그들이 무서웠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제1외국어로나마 자신의 말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조선족 선생님들이 안쓰럽고,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미안했습니다.
  대단한 것도 아닌 수업 방법(발표하신 선생님들의 것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오니, 회정․정관․계욱 샘 오해 마세용~)을 배우시겠다고 16시간 기차를 타고 오신 선생님들, 모국어로 아름다운 시를 쓰고 계신 젊은 선생님, 부인 혹은 남편이 먼 타국으로 돈 벌러 가 우리의 7,80년대 농촌처럼 텅 비어버린 마을을 지키며 홀로 외롭게 한국어 교육을 하고 계신 선생님들, 부모님이 한국 천안으로 돈 벌러 가서 혼자 공부하며 자랐다는 어여쁘고 당찬 내 짝꿍 설화(눈꽃)샘…,
  그분들이 백두산 천지에서 되살아났고, 그들의 삶이 나의 삶처럼 아프고, 시리고, 어여뻤습니다. 또한, 음식도, 잠자리도 마땅치 않은 가운데 이러한 일들을 8회나 이어오신, 함께 간 전국모 선생님들이 너무도 대단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함께 간 선생님들로부터 경천동지할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전국모에서 올해까지만 이 행사를 하기로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식한 제가 용감하게 말했습니다.
  “전국모에서 이 학술제를 위해 어떤 지원을 해 주시나요? 우리는 회비를 내고 왔잖아요…, 나라에서 할 일을 우리가 하고 있는 건데…, 왜 이런 뜻 깊은 행사를 못하게 하나요…?”
  이런저런 사정이 있는지 선생님들은 묵묵부답이셨지만, 서울 가서 다시 한 번 말씀드려 보겠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전국국어교사모임 정회원입니다.(에휴~` 정회원 탈퇴를 못하게 됐구나…ㅠ.ㅠ) 그러니 저도 발언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빌려 제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렇게 좋은 활동은 권장을 해서라도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돈이 없으면 참가하는 선생님들께 맡겨 주세요. 저는 뜻 있는 전국모 선생님들께서 다시 가자고 하시면 회비가 2백만원이라 해도 가겠습니다.(저는 부자가 아니에요. 그렇지만 그 때까지 꼭 돈을 모으겠어요..ㅠ.ㅠ) 다음에는 발표 준비도 하여 참가하겠습니다. 충실하게 준비해서 더 나은 9차 학술제를 만들고 싶습니다.
학술제를 다녀 온 저의 소감, 단지 감상으로 끝나면 책임감이 없어서 실천할 각오를 밝혀 보았습니다. 그만큼 8차 학술제는 뜻 깊었으니까요. ‘제9회 한중 교류 학술제’, 틀림없이 전국모를 빛낼 훌륭한 활동이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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